작성자	김종분 원장님	작성일	04/11/01 13:43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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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제목	등단하신 광진구 지원장님의 시입니다!!!
작년 겨울에 문단에 등단하신 지원장님 축하드리며, 그분의 글을 올립니다. 단풍잎 설화 / 김종분 운동장에 단풍나무 빠알간 가발을 썼네. 엊저녁에 해님이 그려놓은 노을을 흠뻑 뒤집어 쓰고 홀연히 나타났네. 내 마음 붕 뜨게 하려고 머리 깎는 날 雪花 김종분 으쓱으쓱 자란 내 머리카락 벌레같은 바리깡이 앞쪽에서 뒤쪽으로 이쪽에서 저쪽으로 강중강중 뛰어다니며 박박 밀어요 벌처럼 윙윙 날며 슉슉! 샥샥! 내 머리 민둥산 만들어요 나무에서 낙엽지듯 내 머리카락 툭! 툭! 미용실은 금방 검은 풀밭 되지요 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 이슬비 雪花 / 김종분 가지 끝에 대롱대롱 방울방울 물방울 꽃 살랑살랑 그네 타는 바람 이마 꼭 붙들고 돌돌돌 떼구르르르 힘모아 뭉쳤어요. 영롱한 구슬같은 동글동글 저 은방울 봉숭아 열매처럼 건드리면 톡 터질까? 촉촉한 나뭇가지가 바람 결에 떨려요. ---------------------------- 사과 한 개가 雪花/김종분 빠알간 사과 한 개가 엄마 손에서 사각사각 소리내며 옷을 벗어요 동그란 사과 한개가 엄마 손에서 조각조각 여덟개로 모습을 바꿔 접시 위에 나란히 앉아 있어요 노랑노랑 활모양 바나나되어 --------------------------- 발가락 양말 雪화/김종분 어? 아빠가 장갑을 발에다 신으시네 - 아빠, 왜 장갑을 발에다 신어? -하하하, 이건 장갑이 아니고 양말이야 -에이, 아닌데... 아빠, 이거 봐! 이거! -하나, 둘, 셋, 넷, 다섯... 손에다 끼니까 딱 맞잖아. -하하하! 자, 잘 봐라 손가락은 단풍잎같이 생겼지? -그런데 발가락은 도레미파솔 피아노 건반처럼 가지런하잖아. -아하, 그렇구나! -이 걸 발에다 신으면 하루종일 발가락이 보송보송 하지 -그리고 발가락이 마음대로 놀 수 있어 편안하단다. -그래? 그렇게 좋은 걸 왜 아빠만 신어? 나도 사주지.